저녁의 고요한 방 안, 수진은 책상 위에 놓인 두툼한 책을 바라보며 살짝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조정래 작가의 **“불놀이”**였다. 사회 문제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그의 작품들은 언제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지만, 이번 소설은 제목부터 왠지 뜨겁고 위태로웠다. 그녀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며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한겨울의 캠프파이어 앞에서 불꽃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뜨거운 욕망의 불길 **“불놀이”**는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다. 불놀이, 즉 불을 가지고 노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책의 첫 장을 넘기자마자, 수진은 이 소설이 바로 그 위험한 불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불러일으키는 파괴적 힘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배경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