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의 고백, 그리고 모든 패배자들을 위한 이야기

욱’s 2025. 3. 3. 05:10


“나는 단 한 번도 진정한 인간이었던 적이 없었다.”

이 한 줄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다.
일본 문학에서 가장 절망적이면서도 가장 솔직한 작품, 바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다.

이 소설은 한 남자의 철저한 자기 부정과 파멸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웃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연기를 하지만, 정작 자신의 본모습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그는 스스로를 ‘인간으로서 실격당한 존재’라고 선언한다.

그렇다면, “인간 실격”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또 공감을 불러일으킬까?
소설을 주제별로 나누어, 한 편의 흥미로운 이야기처럼 풀어보자.

1. 인간 실격 – 누구의 이야기인가?

《인간 실격》은 주인공 오바 요조의 수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다자이 오사무 자신을 본다.
• 요조는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인물이다.
• 실제로 다자이도 요조처럼 술, 여자, 마약, 그리고 자살 시도를 반복했다.
• 결국 이 소설을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인과 함께 강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했다.

즉, 《인간 실격》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고백이었다.

그렇다면, 요조는 왜 ‘인간 실격’이라는 극단적인 선언을 했을까?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

2. 가면을 쓴 삶 – “나는 늘 연기를 했다.”

어린 시절부터 요조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그래서 그가 택한 방법은?

✅ “광대가 되는 것”
• 요조는 남들을 웃기는 데에 집착했다.
• 사람들이 웃을 때 비로소 자신이 인정받는 느낌을 받았다.
• 하지만 속으로는 극도의 외로움을 느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모르겠다.”

요조는 남들과 어울리기 위해 평생 가면을 쓰고 연기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는 점점 진짜 ‘나’가 무엇인지 모르게 되었다.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우리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때로는 거짓 웃음과 가짜 감정을 연기하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요조와 다를까?

3. 술, 여자, 그리고 파멸

요조의 인생은 계속해서 타락과 방황으로 이어진다.
그를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조차도 자신을 구할 의지가 없었다.
• 술과 마약 – 현실을 잊기 위해 의존
• 여자들과의 관계 – 사랑이 아니라 도피처
• 자살 시도 – 그러나 실패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그가 여자와 함께 자살을 시도하지만, 자신만 살아남는 장면이다.
이후 그는 완전히 무너지고, **“나는 인간으로서 실격당했다.”**라고 선언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
과연 요조는 인간 실격일까?

그는 단순한 타락한 인간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약한 인간이었다.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없었고, 결국 자신을 망가뜨리는 길을 선택했다.

이 대목에서 독자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동시에 요조가 불쌍하다.
그의 고통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가진 약한 부분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4. “인간 실격” –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이 소설의 제목은 **“인간 실격”**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① 사회가 정한 ‘실격’
• 요조는 일반적인 사회 규범에 맞지 않았다.
• 그래서 사회는 그를 실패자로 낙인찍었다.

➡ 하지만 그렇다면,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은 모두 ‘실격’일까?

② 요조 스스로의 ‘실격’
• 사실 요조는 본인이 스스로를 실격시킨 것이다.
• 그를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을 부정했다.

➡ “정말로 요조는 실격당한 존재였을까?”
➡ “아니면, 그저 너무 연약한 한 인간이었을까?”

이 질문은 독자들에게 남겨진다.

5. 결말 –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소설의 마지막, 요조는 완전히 무너진 상태로 끝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진짜 결말은 요조를 마지막으로 만난 여성의 말에 있다.

“그 사람, 참 착한 사람이었어요.”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고, 사회에서도 실격당했지만,
적어도 누군가에게는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이것이 다자이 오사무가 남긴 마지막 희망이 아닐까?
그는 끝까지 살아남지 못했지만,
그의 글은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고 있다.

6. “인간 실격”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인간 실격》은 단순한 우울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 자신의 가장 나약한 부분을 솔직하게 마주하게 해준다.
• “나는 진짜 나로 살고 있는가?”
• “가면을 벗고 살아갈 수 있을까?”
• “나는 인간 실격인가, 아니면 아직 기회가 있는가?”

이런 질문들을 던지게 만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조 같은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이 책을 읽는 순간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렇기에 《인간 실격》은 80년이 넘도록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는 이 책을 펼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자이 오사무의 한 마디를 남긴다.

“인간은, 살아 있는 한 인간이다.”

설령 실격당했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살아 있는 한, 기회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