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말이 있었지만, 우리는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서랍에 저녁을 넣었다.”한강의 문장은 처음부터 묵직한 정적으로 시작된다.그녀의 단편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우리가 말하지 못한 감정, 누르던 기억, 숨기던 고통을서랍 안에 조용히 접어 넣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단편 속의 ‘그들’은 누구인가?이 책은 단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10여 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다.하지만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그것도 말을 잃어버린 사람들,말해봤자 상처만 되돌아오는 것을 알기에 입을 다문 사람들이다.예를 들어 이런 이야기다:〈붉은 닻〉: 과거의 기억에 붙잡혀 살아가는 여성과 그녀의 내면 풍경〈날짜〉: 한 아이의 죽음을 지켜본 후 삶이 멈춘 듯 살아가는 부부〈사랑한다 말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