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학의 거장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고요하고 섬세한 문체로 그려진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일본 문학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걸 보여주듯, 풍경과 감정을 교묘하게 엮어 눈처럼 덧없는 사랑과 인생을 묘사한다. 하지만 단순히 감상적인 사랑 이야기라고 보기엔 너무 깊다. 《설국》에는 전통과 근대, 환상과 현실, 그리고 인간의 내면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그렇다면, 이 아름다운 소설을 몇 가지 흥미로운 주제로 나누어 들여다보자.1. 눈과 설국 – 배경이 곧 주인공?이 소설의 첫 문장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이 짧고도 강렬한 문장은 독자를 단숨에 설국(雪国, 눈의 나라) 으로 데려간다.설국은 어디일까?가와바타가 작품 속에서 묘사한 설국은 일본 니가타현의 에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