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 “철도는 멈추지 않는다” —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 삼대』를 읽고

욱’s 2025. 6. 14. 05:10

한 줄기 김이 피어오르고, 철로는 여전히 수평선 너머로 이어져 있다. 그 철로 위에 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이야기.


📘 들어가며: 철길 끝에서 만난 인생 이야기

그리운 아버지, 굳세고 조용한 할아버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손자.
아사다 지로는 이 세 명의 철도원을 통해 ‘일본 근현대사’라는 거대한 시공간 속에 ‘한 가문’의 삶을 아름답게 녹여낸다. 『철도원 삼대』는 단지 철도원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것은 묵묵히 책임을 다한 사람들의 초상이며, 시간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 ‘인간성’에 관한 진혼가다.


📖 줄거리 속으로

한 줄기 증기처럼 피어오르는 가족의 연대기

  1. 1대 철도원 - 할아버지 ‘겐조’의 이야기
    겐조는 막 일본이 산업화를 시작하던 시기의 철도원이다. 그는 묵묵히 시간표를 지키며, 칙칙폭폭 철도를 따라 살아간다. 어느 날, 그는 눈 내리는 날 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기관차 앞에 선 소녀의 환영을 본다. 그녀는 과거 사고로 죽은 아이. 겐조는 그날 이후로 무언의 죄책감 속에 살아간다.
    → 그는 사람들에게 ‘철도 귀신을 본 남자’로 불리며 조용히 은퇴한다. 하지만 그는 철도를 떠나지 못한다. 철도는 그의 삶 그 자체였으니까.
  2. 2대 철도원 - 아버지 ‘사부로’의 이야기
    겐조의 아들 사부로는 전쟁을 겪으며 성장했다. 아버지의 그늘 아래 살던 그는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그러나 전후 혼란 속에서도 그는 철도를 택한다.
    → 그는 승객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긴다. 전쟁 중에도 열차를 멈추지 않고 달리게 했던 사부로는 종전 후에도 '철도는 국민의 숨결'이라며 혼신을 다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한 채, 가족에게 무뚝뚝한 아버지로 남는다.
  3. 3대 철도원 - 손자 ‘류타로’의 이야기
    디지털 시대의 류타로는 철도원이라는 직업이 가진 ‘낭만’에 의문을 가진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철도소리에 잠들었던 그는, 결국 그 길을 선택한다.
    → 그는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이 몰던 열차에서 승객의 심장마비 사건을 경험한다. 순간의 판단으로 생명을 구하지 못한 그는 자책한다. 하지만 그 경험은 류타로에게 철도원이 단순한 ‘기계 조작자’가 아님을 일깨운다.
    → 그는 그날 밤, 폐역(폐쇄된 역)에서 ‘어린 시절 자신이 받은 따뜻한 손’을 떠올린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할아버지 겐조가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보여준, 말 없는 인사였다.

🧭 왜 이 책이 특별한가?

『철도원 삼대』는 단순히 한 직업의 역사를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가치, 책임감, 그리고 ‘내가 이 일을 왜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는 이야기다.

“열차는 시간표대로 움직이지만, 인간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아사다 지로는 기계와 인간 사이의 틈을, 아주 조용하고도 묵직하게 메운다.


🌟 독자 추천 포인트

  • 가족, 세대, 시간의 흐름을 하나의 서사로 엮은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
  • 조용한 감동과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책을 찾는 독자에게 강추
  • 전통적인 가치와 현대인의 고민을 함께 담은 '따뜻한 일본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이 답이다.

✍️ 마무리: 철길 위의 시간, 우리 모두의 이야기

『철도원 삼대』는 눈 내리는 밤, 묵묵히 철로를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속엔 당신의 아버지도 있고, 어쩌면 어린 시절의 당신도 있다.
기차는 오늘도 달린다. 소리 없이, 묵묵하게.
그리고 누군가는 여전히 그 철로 위를 걷는다.


 

#아사다지로 #철도원삼대 #일본문학 #가족소설 #감성소설 #묵직한감동 #철도이야기 #책리뷰 #북스타그램 #책추천 #독서일기 #따뜻한소설 #세대연대기 #감동적인책